458개, 그 많은 학교의 기억과 기록은 어디에 있을까?

2019 강원교육복지재단
국내 최초, 폐교역사 아카이브 구축
강원 교육 100년의 성장사 정리

김시동 승인 2020.08.11 11:18 의견 0

458개, 그 많은 학교의 기억과 기록은 어디에 있을까?

김시동

강원아카이브 대표

국내 최초, 폐교역사 아카이브 구축

강원교육복지재단에서는 근·현대를 관통하면서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의 과정에서 폐교 된 학교의 역사자료를 수집하는 폐교역사 기록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의 최소 단위 교육공동체인 작은 학교의 기억과 기록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파악, 기록관리가 불완전한 통폐합 학교의 폐교 기록자료와 현황을 정리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강원폐교 역사기록화 사업은 국내 최초의 교육공동체 아카이브 구축사업으로 강원 교육 100년의 성장사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2019년 현재 강원도에서 폐교된 학교는 458개교에 이르고 앞으로도 30여개의 작은 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있다. 작은 학교들은 지역 여건에 관계없이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이라는 강제적 환경에 의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다. 농촌마을의 작은 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삶과 문화가 공존한 교류와 소통의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지역의 작은 학교는 회의, 교육, 행사, 경로잔치 등 다양한 공동체 행사가 열려 장소적으로도 의미 깊은 사회적 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재단에서는 지난 2년 동안 강원도의 대표적인 폐교를 대상으로 기록화작업을 진행하고 결과물을 생산했다. 올해는 지역별로 집중적인 폐교역사 기록화사업을 수립하여 원주와 홍천지역 78개, 폐교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차로 기록물이 이관된 지역의 통폐합 학교를 방문, 폐교 자료를 조사, 디지털 작업을 진행하고, 2차로 폐교 현장기록과 졸업생, 주민을 대상으로 학교와 마을의 역사를 인터뷰하는 구술 작업과 추억을 수집하고 있다. 수집·생산된 기록물은 향후 강원교육 성장사 디지털아카이브 구축과 출판, 전시 등 다양한 교육콘텐츠로 활용하고 공동체 유산으로 보존·공유할 계획이다.

강원 교육사의 성장기록은 지역의 사회문화적 자원으로 관리, 보존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흩어져 있는 기억, 묻혀있는 기록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정책적 제안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폐교 된 학교의 역사자료 뿐만 아니라 현재의 학교까지 포함한 교육기록물의 수집과 정리,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통합적 기록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학교마다 기록물을 관리하는 부서나 담당자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온전한 기록의 보존과 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이어온 불안전한 기록관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기록물 보존관리 교육’ 의 필수운영과 기관장의 ‘기록을 대하는 적극적 리더쉽’이 요구된다. 세번째는 ‘기록생산 단체와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의 거버넌스 구축’으로 기록전문가와 현장의 기획자, 시민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생산 활동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공동체의 중심에 있던 작은 학교, 사라진 폐교의 기억을 소환하고 역사로 남기는 기록화사업은 미래를 위한 공공자원으로 사회적·문화적 가치의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이 순간에도 폐교된 학교의 기록과 우리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추억이 어딘가에서 사라지고 있다. 기억은 기록으로 수집되고 역사로 정리되어야 한다. 과거를 냉철하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기록해야 증거가 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강원교육복지재단의 작은 학교 역사복원을 위한 ‘강원폐교 역사기록 프로젝트’가 기록학계와 연구자, 공공과 민간의 기록마당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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